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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와 소아청소년의학과 차이점 ?

 

오은영,인터뷰에서 발췌

정신건강의학과와 소아청소년의학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에요.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인간의 기능을 잘 발휘해야 하거든요. 충돌을 조절해야 하고 욕구를 조절해야 하는데 그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저 같은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해요.

정신건강의학과는 성인을, 소아청소년정신과는 0세부터 18세까지를 대상으로 하죠. 아이들은 아직 기능 발달이 완전히 확립된 상태가 아니에요.

소아과와 내과가 다른 것처럼 정신과 안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성인을 완전히 다르게 봐요. 다루는 질병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어요.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어때요? 모든 인간에게 참 어려운 숙제잖아요.

나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해요. 인간과 인간의 갈등 상황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내가 기여하고 있는 부분을 알아차리는 게 필요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차리는 그 자각이 정말 중요해요. 타인과의 관계가 나빠지거나 불편해질 때 ‘내가 지금 왜 힘들지, 나에게 어떤 특성이 있어서 자꾸 마음에서 곱씹어지는 걸까, 왜 화가 날까?’ 생각하면서 나를 이해해보고 성찰해보고 탐구해보는 태도가 필요해요.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거울을 보면 내가 보이잖아요. 나로부터 좀 거리를 둔 채 나를 보는 거예요. 남과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와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해요. 

내면의 나와 잘 지내면 남과도 잘 지낼 수 있어요. 그 다음으로 나와의 관계를 떠나서 상대방을 그냥 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돼요. 그 사람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거예요. 

그 사람이 나를 아프고 힘들게 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어쩌면 나를 타깃으로 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게 그냥 그 사람의 특성일 수도 있는 거죠.

진솔한 태도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도 결국 오해가 생기고 쌓이는 것 같아요. 오해가 불씨가 돼서 꼭 사달이 나죠.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내가 내 마음을 다했다면 그거로 끝인 것 같아요. 내 마음과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건 상대방의 몫이에요.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그 사람의 몫이고요.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얼마큼을 남길 건지는 내가 결정하면 되는 거예요. 

진솔한 태도로 진심을 다해서 관계에 임했다면 내가 할 몫은 다 한 거라고 봐요. 오해해도 어쩔 수 없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좀 더 긴밀히 알 수 있는 방법 ?
이론적으로 12개월부터 36개월까지의 양육자, 중요한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애착 패턴은 고정화되어서 그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되어 있어요. 

나를 알고 이해하려면 내 부모와의 관계를 짚어보면 도움이 되죠. 누군가의 자서전을 써주듯이 한발 뒤로 물러나서 기억나는 어린 시절을 메모해보는 것도 좋아요.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기억들이나 유난히 행복했거나 아팠던 기억들이요. 우리 모두가 부모는 아니지만 우리는 모두 부모가 있잖아요. 자식에게 부모는 굉장히 중요한 대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영향을 받아요. 가슴 아프고 기억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요. 

부모는 중요한 대상이지만 소중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중요한데 싫어요. 좋지만 싫기도 하고 밉기도 해요. 그게 정상이에요. 너무 중요한 대상이라 그래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라고 보면 될까 ?
거리 두기 중요해요. 양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독립, 자립이라고 이야기해요. 부모와 자식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해요. 자식이 부모를 한 번 이겨봐야 해요. 

 

싸움박질하라는 말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하기도 하면서 마음으로 이겨보는 거예요. 어릴 땐 부모가 절대적 존재잖아요. 철옹성 같고 생명의 동아줄 같은 존재죠. 성장하면서 동아줄을 탁 놓기도 하고 철옹성을 한번 딛고 올라보는 거예요. 

 

그 경험이 중요해요. 부모는 꼭 정당성을 인정해줘야 하고요. 그게 독립이고 자립이에요.

청년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패배감, 우울과 분노 ?
한곳을 바라보고 가면 좋은 세상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라도 있었어요. 지금은 어둡기만 하죠. 청년들이 어깨에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너무 커요. 우리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해요. 기성 세대가 쥐고 있는 거, 누리고 있는 걸 좀 포기하고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길게 내다보는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해요. 이런 말 공염불처럼 느껴진다는 거 아는데요. 청년들이 마음에 품은 꿈을, 그 횃불을 꺼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불씨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그와 함께 부쩍 높아진 청년 자살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신과 의사라서 하는 말이 아니고요. 자살은 우울증의 중요한 증상 중 하나예요. 우울함이 심해지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됨됨이와 무관하게 죽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기본적으로 우울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우울증을 짐작할 수 있는 증후가 있을까요?
마음이 가라앉아 있는 기분이 2주 이상 간다든가 에너지가 쭉 떨어졌다든가, 주관적으로 느끼기에 평소와 기분이 다르다든가, 매사에 흥미가 떨어졌거나, 수면이나 식사에 변화가 생길 때는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병원에 갔더니 무조건 약 먹으래요. 돈 벌려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라고 저를 찾아와서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제 후배나 제자 의사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는데요. 좋은 의사는 좋은 약을 처방하기도 하지만 환자가 의사를 믿고 그 약을 잘 먹도록 하는 것도 실력이라고요. 

정신과 의사들은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와 자세가 준비된 사람들이에요. 이들에게 내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로 일단 환기가 돼요. 환기효과. 그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돼요.

가까운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까요?
그럼요. 가까운 사람과는 마음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족이든 부모든 애인이든 친한 친구든 가까운 사람과는 마음을 나누면서 살기를 권합니다. 

살다보면 사람이 뿌리째 흔들릴 때가 있거든요. 그 순간을 버틸 수 있는 진짜 마지막 힘은 가장 가까운 사람, 특히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되게 좋았던 기억으로부터 힘이 생겨요. 엄마한테 제대로 혼날 줄 알고 잔뜩 웅크려 있었는데 엄마가 날 꽉 끌어안아준 기억 같은 거요. 아주 사소한 기억이요. 마지막 순간, 최소한의 나를 지켜주는 힘이 그 기억으로부터 와요. 

생각은 모르는 사람과도 나눌 수 있지만 마음은 가까운 사람과 나눠야 해요. 가까운 누군가가 힘든 일을 말할 땐 굳이 해결책을 생각하지도 제안하지 말고 듣기만 하세요. 그거면 충분해요.

 

아동학대에 관해서도 전하고 싶은 말 ?
선진국이라고 하는 서구 여러 나라에서도 아동학대는 사회 문제죠. 발생률을 보면 매년 비슷해요. 근데 우리나라는 최근 10여 년 전부터 급속하게 늘고 있어요. 그간 발견되지 않은 사례가 발견되면서 수치가 늘기도 했지만, 실제로도 늘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이게 뭘 의미하는지 생각해봐야 해요. 

 

아동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그걸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식조차 없는 거예요.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능사는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잔혹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해요. 법과 제도와 인식이 절실해요. 

 

아이들이 정말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면 법과 제도를 지금보다 훨씬 더 탄탄하게,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대와 폭력에 관한 기준과 인식의 개선도 필요하겠죠?
국가와 사회가, 어른이 아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해요. 대부분 아동학대의 가해자는 보호자인 경우가 많아요. 

그 바탕에는 부모의 사랑이 있죠. 사랑한다는 이유로 공격하는 경우도 허다해요. 우리 주변의 아주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쩌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인식 변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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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김○○

등록일2021-07-28

조회수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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